1. 건선의 정보
건선은 피부병 중에서도 좀 특별한 녀석이다. 겉으로는 단순한 피부 트러블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속은 훨씬 더 복잡하고 민감하다. 처음엔 그냥 붉은 반점 하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각질이 두껍게 올라오고, 하얗게 일어나며 가려움이 심해졌다. 긁을수록 더 심해졌고, 그 부위가 넓어졌다. 그렇게 하나둘 번져가면서 건선이란 걸 실감하게 된다. 건선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쉽게 말해 피부세포가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재생되면서 겉으로 각질이 두껍게 쌓이고, 붉은 반점과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병이다. 일반적인 피부는 약 28일 주기로 재생되지만, 건선 환자의 경우 이 주기가 며칠 안에 끝난다. 세포가 쉴 틈 없이 자라면서 피부는 붓고, 두꺼워지고, 일어난다. 처음엔 감기처럼 잠깐 앓고 지나가는 병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병은 그렇지 않다. 단기간에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파도처럼 왔다 갔다 하는 병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해지고, 겨울처럼 건조한 계절에는 더 악화된다. 그러다 또 어느 날 괜찮아지기도 한다. 그 예측 불가능한 흐름이 건선을 더 힘들게 만든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위는 팔꿈치, 무릎, 두피, 등이다. 하지만 심하면 온몸으로 퍼진다. 외적인 변화도 문제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더 문제다. 붉은 반점과 각질을 보며 눈길을 피하거나,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전염병처럼 여기는 사람도 있었다. 나도 처음엔 그런 시선을 의식했다. 반팔을 입지 않고, 머리를 항상 묶고 다녔다. 자존감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건선은 피부의 병이지만, 단순히 외적인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음까지 흔드는 병이다. 그래서 더 알아야 한다. 그래야 덜 흔들린다.
2. 건선의 발병 원인
건선이라는 병은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이 병을 겪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거다. "도대체 왜 나한테 이런 게 생긴 걸까?" 나도 그랬다.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고, 이상한 걸 먹은 것도 아닌데, 왜 이 병이 내 피부 위에 나타났을까. 의학적으로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건 아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표적인 건 유전적 요인이다. 가족 중에 건선을 앓은 사람이 있다면 발병 위험이 올라간다. 하지만 꼭 가족력이 있어야 생기는 병도 아니다. 유전이라는 건 말 그대로 가능성일 뿐이다. 두 번째는 면역 체계의 문제다. 건선은 자가면역질환에 속한다. 몸 안의 면역 시스템이 외부의 적이 아닌, 자기 세포를 적으로 착각하고 공격한다. 그 결과 피부 세포는 과속 성장하고, 염증 반응이 생기며, 각질이 두껍게 쌓인다. 이 과정에서 붉은 반점, 통증, 가려움이 함께 나타난다. 스트레스도 빠질 수 없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면역을 흔들고, 호르몬 균형을 무너뜨린다. 개인적으로는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 특히 시험 기간이나 야근이 반복되는 시기에 증상이 유독 심해졌다. 감정이 피부에 그대로 드러나는 느낌이었다. 심리적인 압박이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걸 실감했다. 외부 환경도 영향을 준다. 찬 바람, 건조한 날씨, 햇빛 부족. 특히 겨울철엔 피부가 쉽게 트고, 그로 인해 건선이 악화되기 쉽다. 어떤 사람은 특정 약물이나 감염 이후에도 증상이 시작되기도 한다. 이처럼 원인은 복합적이다. 하나가 단독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라, 여러 요인이 겹쳐진 결과다. 그래서 치료도 쉽지 않다. 단순히 피부만 다스려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안팎의 원인을 함께 이해하고, 스스로의 생활 패턴을 되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 건선의 치료 방법
건선을 처음 진단받았을 때, 나는 무조건 약을 바르면 금방 나을 줄 알았다. 다른 피부질환처럼 며칠만 꾸준히 관리하면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바를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관리라는 단어의 의미가 달라졌다. 건선은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전이었다. 치료의 기본은 약이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국소용 연고부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는 스테로이드제나 비타민D 유도체가 있다. 이들은 염증을 줄이고, 과도한 각질 생성을 억제해 준다. 초기에 이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다만 장기간 사용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사용량과 기간 조절이 필요하다. 증상이 심한 경우엔 광선치료가 사용된다. 자외선 B(UVB)를 이용해 피부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처음엔 생소했지만, 병원에서 정해진 주기로 치료를 받다 보면, 확실히 증상이 완화되는 걸 느끼게 된다. 다만 효과가 느리게 나타나는 편이고, 병원을 주기적으로 방문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전신 치료제도 있다. 메토트렉세이트, 사이클로스포린 같은 면역조절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전신에 퍼진 건선이나 관절 건선처럼 심한 케이스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도 많이 쓰인다. 이건 특정 염증 유전자를 직접 차단하는 고가의 주사 치료인데, 효과는 빠르고 뚜렷하다. 문제는 비용과 접근성이다.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치료 지속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치료 외에도 중요한 건 생활 관리다. 보습은 필수다. 피부가 건조할수록 각질이 심해지고, 병변이 더 넓게 번진다. 샤워 후 반드시 보습제를 넉넉히 바르고, 자극적인 비누나 스크럽은 피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수면, 적절한 운동도 치료의 일부다. 건선은 완치보다는 조절에 가까운 병이다.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더라도, 자신만의 리듬을 찾고 잘 관리하면, 삶은 얼마든지 다시 부드러워질 수 있다. 건선은 불편하고, 때로는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걸 이겨낸다기보다는 같이 간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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