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장암 정보
처음엔 단순한 복통인 줄 알았다. 변이 좀 묽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 그러다 어느 날 피가 섞인 변을 보고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결과를 들었을 때, 머릿속이 멍해졌다. 대장암이라는 진단. 낯설고 무서운 이름이었다. 대장암은 이름 그대로 대장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대장은 결장과 직장으로 나뉘고, 암은 그 어느 부위에서든 생길 수 있다.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 이 병의 무서운 점이다. 가끔 복부 불편감, 변비나 설사 같은 증상이 반복되지만 일상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 무시하기 쉽다. 그러다 암이 꽤 자란 후에야 피 섞인 변, 체중 감소, 배변 습관 변화처럼 뚜렷한 신호가 나타나게 된다. 대장암은 한국에서 사망률 상위권에 들어갈 만큼 흔한 암 중 하나다. 하지만 조기 발견만 된다면 생존율도 높은 편이다. 특히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통해 용종을 미리 제거하면 암으로 가는 길목을 막을 수 있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이런 용종에서 시작된다. 작고 별거 없어 보이는 그 혹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악성으로 바뀌는 것이다. 나도 예전엔 대장내시경을 불편하고 귀찮은 검사정도로만 생각했다. 주변에서 한 번 해보라고 권유해도 늘 미뤘다. 그런데 막상 병이 생기고 나니, 그 한 번의 검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됐다. 조기 발견만 됐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대장암은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조용히,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더 경계해야 한다. 증상이 없을 때,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건강을 지킨다는 건 이런 작은 불편함을 견디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2. 대장암 발병원인
대장암은 유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가족력이 없어도 이 병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 나도 그랬다. 특별히 위험한 생활을 한 것도 아니고, 술이나 담배도 적당히 조절하며 살았다. 그런데도 병은 찾아왔다. 그게 더 허탈했다. 대장암의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다. 여러 요인들이 쌓이고 겹치면서 병을 만든다. 첫 번째는 식습관이다. 붉은 고기, 가공육, 튀긴 음식. 이런 것들을 자주 먹는 식단은 대장 내 환경을 악화시키고, 발암물질 노출을 늘린다. 특히 육가공품에 들어 있는 아질산염, 방부제 같은 성분이 문제다. 반면 섬유질 섭취가 부족하면 장의 운동이 느려지고, 독소가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운동 부족도 원인 중 하나다. 장 운동이 활발해야 대장도 건강하게 유지된다.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생활은 혈류 순환을 떨어뜨리고, 전신 대사를 둔하게 만든다. 이건 단순히 살이 찐다는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비만은 대장암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유전적인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그만큼 자신의 발병 위험도 올라간다. 이런 경우에는 일반인보다 더 이른 나이에 정기검진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한다. 유전성 비용종증, 린치 증후군 같은 특정 질환도 대장암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건 염증성 장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을 오랜 시간 앓고 있다면, 대장 점막이 반복적으로 손상되고 회복되는 과정에서 암세포가 생길 수 있다. 나도 주변에서 크론병 환자가 장암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본 적이 있다. 평소엔 조용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문제가 되는 병들이 그렇듯, 대장암도 그런 성향이 있다. 결국 모든 게 생활에 달렸다. 내가 어떻게 먹고,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미래의 건강을 결정짓는다. 그게 지금의 몸속에서 천천히 결과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작은 습관 하나도 달리 보인다.
3. 대장암 치료방법
대장암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땐, 머리가 하얘졌다. 치료라는 단어도 무섭게 느껴졌다. 수술, 항암, 방사선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들리는 게 없었다. 그런데 막상 치료를 시작하고 나니, 그건 전쟁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걸 조금씩 알게 됐다. 길고 지치지만, 끝이 보이는 길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대장암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다. 암이 퍼진 부위를 잘라내고, 가능한 한 정상 조직은 보존한다. 초기라면 내시경적 절제술로도 충분할 수 있지만, 일정 크기 이상이거나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면 개복 수술 또는 복강경 수술이 진행된다. 직장암의 경우에는 위치에 따라 항문 보존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때론 치료의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이후에는 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항암 치료가 추가된다. 항암제는 암세포를 죽이기 위한 것이지만, 건강한 세포도 함께 공격한다. 그래서 부작용이 따른다. 탈모, 구토, 면역력 저하, 피로감. 나는 친구가 항암치료를 받을 때 옆에서 지켜본 적이 있는데, 하루하루가 버티는 시간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웃었다. 끝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엔 표적치료나 면역치료 같은 새로운 방식도 나오고 있다. 암세포의 특정 유전자나 단백질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부작용은 줄고, 효과는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물론 이런 치료는 환자마다 적용 여부가 다르고, 비용 부담도 있다. 하지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건 그 자체로 희망이다. 치료 중 가장 힘든 건 몸보다 마음일 수 있다. 암이라는 단어 하나에 모든 게 흔들린다. 일상, 가족, 미래. 그래서 치료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가족, 의료진, 환자 자신이 함께 만들어가는 긴 여정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치료가 끝난 뒤에도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꾸준한 추적관찰과 관리가 이어져야 한다. 재발 가능성, 다른 장기의 암 발생, 전이. 이런 것들을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치료는 힘들지만, 그걸 이겨낸 사람도 많다. 그들은 말한다. 처음이 제일 무섭고, 그다음은 버틸 수 있다. 나는 그 말을 믿는다. 그래서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늦지 않게 시작하자고. 대장암은 느리게 다가오는 병이지만, 늦게 발견하면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 건강은 내일이 아니라 지금의 선택으로 지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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