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손목터널증후군 정보
한동안 손이 저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피로인가 했다. 마우스를 오래 잡고 있어서 그런가 싶었다. 근데 이상하게도 밤이 되면 더 심해졌다. 자다 깼고, 손끝이 무디고, 마치 전기 흐르는 듯한 감각까지 들었다. 알고 보니 손목터널증후군이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수근관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손목을 지나는 작은 통로, 그 안에 있는 정중신경이 눌리면서 생기는 신경압박 증상이다. 이 신경은 손바닥의 엄지부터 가운데손가락까지 감각을 담당하고 있어서, 눌리면 감각이 무뎌지거나 통증이 생긴다. 나는 특히 새끼손가락만 멀쩡하고 나머지가 다 찌릿했다. 통증보다 더 힘든 건 무감각함이었다. 컵을 집다 떨어뜨린 적도 있고, 글씨를 쓰다 펜을 놓친 적도 있다. 손을 못 쓰면 생활이 이렇게 불편해진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근데 이 병은 여성에게 더 흔하다고 한다. 손목이 상대적으로 얇고, 호르몬의 영향도 받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마우스. 하루 종일 손목을 쓰는 환경에 익숙해진 우리는 누구나 이 병에 가까워지고 있다. 직업적인 영향도 크다. 반복적인 손목 사용을 하는 직장인, 주부, 디자이너, 조리사, 컴퓨터 작업자. 나 역시 그런 직업군 안에 있었다. 문제는 자각이 늦다는 것이다. 단순한 손 피로로 넘기기 쉽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신경이 더 눌려서 회복이 더뎌진다. 심하면 수술까지 필요해진다. 나는 다행히 초기에 알게 됐지만, 이미 몇 달을 그냥 넘긴 상태였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단순히 손이 아픈 병이 아니다. 신경이 보내는 경고다. 내 손이 내 삶을 떠받치고 있다는 걸 다시 느끼게 만든다. 작고 얇은 손목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한다.
2. 손목터널증후군 발병원인
처음에는 단순히 손을 많이 써서 그런가? 했다. 하지만 병원을 가고, 검사를 받고, 설명을 들으며 알게 됐다. 이 병은 단순하지 않다. 단순한 과사용 그 이상이다. 작지만 복잡한 손목 안에서 벌어지는 구조적 문제다. 손목터널은 손목뼈와 인대가 형성한 좁은 통로다. 그 안으로 힘줄과 정중신경이 지나간다. 이 터널이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 정중신경이 눌리게 된다. 그때부터 이상 신호가 나타난다. 나는 처음엔 손끝 저림이었지만, 나중엔 손바닥까지 저려왔다. 원인은 다양하다. 반복적인 손 사용이 가장 크다. 키보드, 마우스, 스마트폰, 손세차, 뜨개질, 설거지 등. 특히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직업일수록 위험이 높다. 나처럼 하루 8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에겐 익숙한 일일지도 모른다. 외부 충격이나 골절, 관절염 등으로 인한 손목 구조 변화도 원인이 된다. 한 번 다친 이후부터 증상이 시작됐다는 사람도 많다. 손목을 자주 꺾는 습관,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행동도 누적된 부담이 된다. 호르몬 변화도 영향을 준다. 임신 중이나 폐경기에 이 증상이 시작되는 여성들이 많다. 부종이 생기고 터널 안 공간이 줄어들면서 신경 압박이 심해진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도 손목 주변 조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도 원인 중 하나다. 체중이 늘수록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도 증가하고, 염증 반응도 더 쉽게 생긴다. 나도 체중이 5kg쯤 늘었을 때 손 증상이 시작됐다. 단순 우연이 아니었겠지 싶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몸이 반복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쌓여 나타나는 결과다. 손 하나에 들어가는 힘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새삼 실감하게 된다. 한쪽 손목에 모든 생활이 쏠려 있었던 것 같다.
3. 손목터널증후군 치료방법
손목이 불편하면 처음엔 파스부터 찾는다. 내 경우도 그랬다. 냉찜질, 파스, 손목 스트레칭 잠깐은 괜찮아진 듯했지만, 다시 반복됐다. 통증이 심한 날엔 밤잠을 설치기까지 했다. 그제야 병원을 찾았다. 치료는 단계별이다. 초기에는 비수술 치료로 충분하다. 가장 기본은 손목 고정이다. 손목이 과하게 꺾이지 않도록 손목 보호대를 착용한다. 특히 잠잘 때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 자는 동안 손목이 구부러지며 신경이 더 눌리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엔 불편했지만, 며칠 지나니 훨씬 나아졌다. 약물치료도 병행된다. 소염진통제나 비스테로이드계 약물(NSAIDs)을 사용하면 염증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통증이 심하거나 부종이 뚜렷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주사도 사용한다. 손목 주변에 직접 주입해서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맞는 건 권장되지 않는다. 물리치료도 효과가 있다. 초음파, 전기자극치료, 도수치료 등. 근육과 힘줄의 긴장을 풀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나는 한 달 정도 꾸준히 받으면서 증상이 눈에 띄게 줄었다. 스트레칭과 운동도 중요하다. 손목 회전, 손바닥 펴기, 손가락 펴고 구부리기 같은 간단한 운동이라도 꾸준히 하면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다. 특히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30분마다 쉬고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근관 유리술이라는 시술을 통해 눌린 정중신경을 풀어주는 방식이다. 국소마취로 진행되고 회복도 빠른 편이지만, 아무래도 수술은 부담이 된다. 그래서 조기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생활습관 교정도 중요하다. 키보드 높이 조절, 손목 받침대 사용, 스마트폰 사용 시간 줄이기. 이런 것들이 단순하지만 실제로 차이를 만든다. 나는 책상 높이만 조절해도 손목 피로가 줄어드는 걸 체감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는다. 방치하면 악화되고, 되돌리기 어려워진다. 나처럼 초기에 대처하지 않으면 수개월을 끌고 다닐 수 있다. 손은 삶의 도구이자 감각의 창이다. 잘 써야 오래 쓴다. 손목이 보내는 신호는 생각보다 일찍 시작된다. 무시하지 말고, 귀 기울여야 할 이유가 있다.
이미지 출처: Pixabay (무료 이미지 제공 사이트)
https://pixabay.com/photos/hands-massage-treatment-fingers-1327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