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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알아보기 (개념, 종류, 치료)

by goldinfomessenger 2025. 4. 26.

알레르기
알레르기 알아보기 (개념, 종류, 치료)

1. 알레르기의 개념-몸의 오해, 과잉 반응의 시작

알레르기는 본질적으로 면역 반응의 오류다. 우리 몸은 외부에서 침입한 유해물질에 대해 방어작용을 한다. 그게 면역이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엉뚱한 물질을 적으로 인식할 때, 문제는 시작된다. 예를 들어 꽃가루, 먼지, 음식, 약물 같은 것들이 그 대상이다. 정상적인 면역계라면 무시하고 넘어갈 물질을, 예민하게 공격하는 것이다. 이걸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IgE라는 면역글로불린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 알러지 반응을 유발하는 항원(Allergen)이 체내에 들어오면, IgE가 비만세포(Mast cell)나 호염구와 결합하고, 이들이 히스타민 같은 염증물질을 방출하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가려움, 붓기, 기침, 재채기, 두드러기... 이 모든 게 바로 그 과잉 반응의 결과다. 이런 반응은 단순히 불편함에 그치지 않는다. 심한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로 이어질 수 있다. 호흡곤란, 혈압 저하, 의식 소실까지 이어지면 응급상황이 된다. 특히 견과류 알레르기나 특정 약물 알레르기 같은 경우는 초단위로 대처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2023년 《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서는 알레르기를 **면역 관용(immunological tolerance)의 실패**라고 정의했다. 본래는 무해한 물질에 대해 몸이 관용을 베풀어야 하는데,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관점은 알레르기를 단순한 질환이 아닌, 면역시스템의 왜곡된 진화 과정으로 보게 만든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봄이면 늘 코가 막히고 눈이 간지럽다. 오래전부터 환절기 비염으로 알고 있었지만, 병원에서는 계절성 알러지성 비염이라 했다. 진단받고 나니, 단순히 코가 예민한 게 아니었다. 내 몸이, 공기 중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같은 것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싸우는 거였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알레르기는 마치 몸이 세상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거다. 그 민감함이 문제다.

2. 알레르기의 종류-보이는 것보다 훨씬 넓은 스펙트럼

알레르기라고 하면 흔히 두드러기나 비염 정도를 떠올리지만, 그 종류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심지어 평생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을 만큼 은밀한 형태도 있다. 먼저 호흡기 알레르기. 알러지성 비염, 천식, 알러지성 결막염 등이 포함된다. 꽃가루, 곰팡이, 먼지, 동물의 털 등이 주요 유발 요인이다. 계절에 따라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봄가을에는 마스크 없이는 외출이 쉽지 않다. 피부 알레르기도 흔하다. 두드러기, 아토피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 등. 특히 아토피는 유전적 요인이 크며, 생활환경과 음식, 스트레스가 악화요인이 된다. 알러지성 접촉피부염은 금속, 화장품, 세제 성분 등 특정 물질에 반응해서 생긴다. 음식 알레르기는 특히 어린이에게 흔하다. 우유, 달걀, 땅콩, 해산물, 밀, 대두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증상이 단순한 복통이나 설사부터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까지 다양하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최근 견과류 알레르기가 증가 추세다. 약물 알레르기는 더 조심해야 한다. 항생제, 진통제, 항경련제 등 다양한 약물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 알레르기가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병력 없이 약을 복용한 뒤 심한 발진이나 호흡곤란이 온다면 응급상황이다. 그 외에도 곤충 알레르기(벌, 개미 등), 라텍스 알레르기, 심지어 운동유발성 알레르기까지 있다. 이건 운동 후 특정 음식과 반응해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형태다. 2022년 세계알레르기학회(WAO)는 알레르기를 **범세계적 건강 문제**로 규정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30~40%가 알레르기 증상을 겪고 있으며, 도시화, 대기오염, 항생제 남용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문제는 이런 알레르기가 단일한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눈에 띄지 않는 증상조차 알레르기일 수 있다. 그래서 한 번쯤은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자기 몸을 이해하려면, 우선 몸이 싫어하는 걸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3. 알레르기의 치료-완치보다는 조절, 체질보다는 환경

알레르기는 기본적으로 만성적인 특성을 지닌다. 증상이 나타나면 줄이고, 조절하고, 관리하는 게 치료의 전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완치라는 표현은 어딘가 모르게 어울리지 않는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회피요법(Avoidance). 유발물질을 알고, 그걸 피하는 것이다. 음식 알레르기라면 성분표를 꼼꼼히 보고, 먼지나 진드기에 민감하다면 청소에 신경 써야 한다.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있다면... 솔직히 말하면 쉽지 않다. 정서적 유대와 건강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그다음은 약물 치료.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류코트리엔 수용체 차단제 등 증상에 따라 다르게 처방된다. 비염이나 결막염에는 코 스프레이나 점안액 형태도 많다. 문제는 약물 치료는 일시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지속적인 조절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면역요법(Immunotherapy)**이 주목받는다. 흔히 알레르기 주사라고 부르는 방식이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조금씩 노출시켜 면역 반응을 둔화시키는 방식이다. 수년간의 장기 치료가 필요하지만, 효과는 분명하다. 2021년 《Allergy》지 발표에 따르면, 면역요법은 치료 후 3년 이내 재발률을 50% 이상 낮췄다. 여기에 프로바이오틱스, 항산화 식이요법, 비타민 D 보충 등도 보조치료로 활용된다. 특히 장내 미생물과 면역 기능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자료들이 많아지고 있다. 면역이라는 건, 생각보다 위장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알레르기는 체질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체질도 결국 환경과 습관의 영향을 받는다. 집 안의 먼지, 먹는 음식, 자는 시간, 스트레스... 이런 것들이 몸에 남고, 그 흔적이 증상으로 드러나는 거다. 나도 완벽히 알레르기를 이겨내진 못했다. 하지만 매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삶을 바꾸면, 몸도 변한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알레르기는 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불편함이 일상이 되지 않도록, 내 몸의 반응을 관찰하는 눈이 필요하다. 무심코 넘긴 코막힘, 가려움, 두통. 다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알레르기는 나를 괴롭히는 병이기도 하지만, 나를 이해하게 해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미지 출처: Pixabay (무료 이미지 제공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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